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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법 개정 촉구 연대회의 초동모임

시니어신문이 고용보험법 개정 입법 촉구 연대회의 초동모임(이하 초동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사회단체와 손을 잡고 고용보험법 개정을 관철시키기 위한 모임입니다. 65세 이후 새롭게 고용되는 사람에게는 실업급여를 주지 않도록 한 고용보험법 개정이 시급하기 때문입니다.

초동모임이 2월 6일 오후 전태일기념관 세미나실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모임에는 시니어신문을 비롯해 노후희망유니온, 전국시니어노조, 가사돌봄유니온, 한국가사노동자협회,  소상공인자영업직능단체연합회 등의 대표들이 참석했습니다.

현행 고용보험법 제10조 ②항에 따르면, 65세 이후에 고용되거나 자영업을 개시한 사람에게는 실업급여 및 육아휴직급여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다만, 65세 전부터 피보험 자격을 유지하던 사람이 65세 이후에 계속 고용된 경우는 제외한다는 조항이 있기는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 실질은퇴연령은 72.3세(OECD, 2022.11)에 달합니다. 60대 이후 경제활동참가율은 44.7%(통계청, 2022)로, 2명 중 1명 꼴로 일하는 실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고용보험법은 아무런 근거없이 65세 이후 고용되는 수많은 시니어들에게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정당한 권리를 박탈하고 있습니다. 만약, 65세가 되기 직전까지 계속 고용이 됐더라도, 실직한 뒤 하루 차이로 65세가 되더라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습니다.

이처럼 불합리한 고용보험법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 시니어신문 부설 고령노동자권익센터(공동대표 노후희망유니온 김국진 위원장·시니어신문 장한형 대표)와 노후희망유니온은 2022년 7월 27일 국가인권위에 65세 이상 취업자는 실업급여 대상에서 제외한 고용보험법 개정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고용보험법 개정을 주도하고 있는 노후희망유니온은 2022년 8월 16일 이후 최근까지 12회에 걸쳐 고용보험법 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와 함께 ▲가사돌봄유니온·한국가사노동자협회와 정책협약 및 서명운동 전개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소위 간담회 ▲20개 노인단체 입법촉구 성명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 및 전해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에게 고용보험법 제10조 ②항 삭제 요청 공문 발송 등 다양한 방법으로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사회법학회·아주대SSK사업단·아주대학교법학연구소가 2022년 11월 4일 개최한 추계공동학술대회에서 국회의정연수원 김태환 교수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소개하면서, “고용보험법 제10조 ②항을 개정할 시기가 왔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국회에는 문제가 되고 있는 고용보험법 제10조 ②항 개정과 관련, 모두 4건의 법안이 발의돼 있습니다.

국민의힘 김성원·임이자 의원이 각각 2020년 7월 15일·12월 7일 제10조 ②항을 삭제하는 개정안을, 같은 당 권명호 의원은 2021년 1월 11일 제10조 ②항에서 65세를 70세로 상향조정하는 개정안을 내놨습니다. 가장 최근인 2022년 12월 12일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제10조 ②항을 삭제하는 개정안을 내놨습니다.

이 법안들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법안 통과를 가로막는 다양한 주장이 있습니다. 이를 테면, 65세 이상이면 국민연금을 지급받기 때문에 실업급여까지 적용할 필요성이 적다는 논리가 대표적입니다. 많은 나라들이 실업급여를 받던 중 연금수급 연령에 도달할 경우 실업급여 지급을 중단한다는 점도 거론됩니다. 고령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고용보험 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2022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60~79세 연금수령자 비율은 66.1%(725만9000명)에 불과하고, 월평균 수령액은 2022년 1인당 최저생계비 116만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69만3800원에 그쳤습니다. 이 때문에 생계를 위해서라도 많은 시니어들이 70대 중반까지 일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초동모임에 참석한 단체 대표들은 앞으로 더 많은 사회단체의 참여를 독려하고, 고용보험법 개정안들이 입법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습니다.